수업 시간에 학생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영화를 3개가 있다. 초임 교사 시절에는 수업 시간에 영화를 자주 보여주었다. 주로 사회문화 시간에 보여줬는데, 영화를 활용한 수업에 관심이 있었던 것은 아니고 문득 각 단원에 맞는 영화들이 생각이 많이 나서 활용하게 되었다. 보여준 영화의 공통점이 있다면 아주 옛날 영화라는 것. 초임 교사 시절에 당시 기준으로 10년도 더 된 영화들이었다. 이제는 제작한 지 30년이 넘어 40년이 다 되어가는 영화들이라 요즘 애들 기준으로는 흑백영화 같은 느낌이 나서 더는 보여줄 수 없게 되었다. 실제로 학생
‘양’은 안드로이드다. 그런데 가족과 진배없다. 아니 그냥 아들이다. 제이크(콜린 파렐)와 카이라(조디 터너 스미스) 부부는 서로를 비교적 열렬히 사랑하지만 아이가 없다. 그래서 입양을 한다(아이를 낳을 수 있는데도 입양을 했을 수도 있다). 중국인 아이 미카(말레아 엠마 찬드로위자야)다. 이들 부부는 아이가 일찌감치 자신들의 혈육이 아니라는 점을 알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고(제이크는 백인, 카이라는 흑인이다), 그래서 오히려 이 둘은 아이가 자신의 중국쪽 토대를 잊지 않게 하려고 보육교사 겸 아이 돌보미를 집안에 들인다. 그게 중국
1. 영화 '조커'‘아재 개그’를 좋아하는가? 재미없다고 그렇게나 무시 받던 오래된 유머가 최근에 와서 다시 인기 얻는 것을 보면 참 아이러니하다. 이걸 보면 유머의 승패는 아마 '코드'에 달려있는 것 같다. 더 많은 사람들과 코드가 맞아야 더 많은 이들이 공감하고 즐길 수 있을테니 말이다. 영화 ‘조커’ 속 주인공 아서 플렉은 이 점에서 형편없는 유머 감각을 가진 사람이다. 물론 그는 본인이 가진 신경증적 문제 때문에 웃음을 통제하지 못하는 문제도 겪고 있다. 코미디언이 이상한 타이밍에 괴상한 웃음을 터트리면 청중의 흥이 깨질 것
필자는 픽사 영화를 정말 좋아한다. 그중에서도 토이스토리 시리즈를 가장 좋아한다. 토이스토리 시리즈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이별'이다. 이별의 종류는 아주 많다. 미워서 하게 되는 이별, 마음 아프지만 헤어짐을 통해 더 좋은 관계를 형성하는 이별, 갑작스런 이별 등... 그 중 토이스토리3은 때가 되어서 하게 되는 이별을 다루고, 토이스토리4는 나의 쓰임을 다 하고 나서 맞는 이별, 즉 은퇴를 다룬다.주의 : 이하에는 토이스토리3, 토이스토리4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다. 토이스토리 3 : 종업식 혹은 졸업식, 때가 되어서 하는 이별학년
들어가며: 2018년, '학교 내부자들'이 있었다.저자는 학교 내부자들을 통해 던지고 싶었던 다섯가지 메시지로 책을 연다.1. 학교의 비민주적인 민낯을 알려서 학교의 문화를 개선하자.2. 교사의 주된 역할은 행정업무가 아니라 수업과 생활지도여야 한다.3. 교사가 수업과 생활지도에 충실할 수 있도록 관리자가 역할을 제대로 해야 한다.4. 통제하고 간섭하는 교육청이 아니라 지원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5. 교육계의 불합리한 제도와 시스템을 바꾸어 나가야 한다.그 이후 벌써 6년이 훌쩍 지난 2024년의 오늘, 과연 학교는 얼마나 바뀌었을
교육은 인간을 변화시키는 행위다.(아마?) 긍정적인 방향으로.이 명제에 거부하기는 참 어렵다. 그런데, 오해들이 생긴다. 변화시킬 수 있다면 어떤 것도 괜찮다는. 칸트는 말했다. 언제나 인간 그 자체가 목적이어야 한다고. 그런데 인간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인간이 수단이 되는 경우가 생긴다. 이른바 '목적 전치 현상'이다. 아래 영화들은 '착취와 빛나는 순간'을 주제로 한 영화들이다. 오늘은 글을 통해 과연 어느정도 행위가 교육이란 이름으로 정당화 될 수 있을까를 고민해보고자 한다. 그래서 이는 3년전 "교육의 성공적 진화는 ‘가스라이
이번 방학에는 여행 어디로 가세요? 교사로 지내며 주변인들에게 안부처럼 듣는 인사. 실제로 나를 포함한 주변의 선생님들께서는 꽤 많이, 그리고 자주 여행을 다닌다. 이에 누군가는 방학도 있고 시간이 많아 교사는 늘 여행을 다니는 거라며 서둘러 부러움을 내비치기도 한다. 또 누군가는 멀리 나가 많이 담고 와야 아이들에게 나누어 줄 것이 생긴다고 조심스럽게 변호하기도 한다. 이런 이유가 더이상 중요할까, 여행이란 지극히 개인적인 영역의 일일진대. 실제로 나또한 규칙처럼 적어도 1년에 한 번은 조금은 긴 여행을 떠나곤 했다. 장소는 때마
‘함께학교’라는 플랫폼을 간단하게 설명하면 과거의 국민청원과 같은 시스템을 교육 분야에 적용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소통과 대응 또한 남달라서, 이슈가 되는 건에 대해 교육부 장관이나 교육부 담당 국장이 직접 관련 문제를 논의하는 간담회나 차담회를 개최하고 현직 교사들을 초청하기도 한다. 과거보다 교육정책 관련 의사결정 구조에서 '현장교사'가 배제되는 문제를 꽤 적극적으로 해결하는 편이라고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교육정책 관련 위원회를 구성하는 경우, 그동안은 교육전문가로 보통 사범대나 교대 교수를 전문가로 위촉하거나 교사를 위
영화로 바라보는 아이의 삶.영화를 통해 바라보는 아이의 모습은 해석의 차이가 존재한다. 누가 어떻게 무슨 관점으로 보느냐에 따라 달라짐을 인정한다. 영화 속 아이의 모습으로 현실 속 아이를 대체하는 것은 무리다. 그럼에도 아이에게 관심을 가진 어른은 영화 속 아이를 살펴봐야 한다. 현실 속에서 볼 수 없는, 혹은 자주 보이지 않지만 중요한 모습을 영화에서는 볼 수 있다. 또 시간이 흘러 지나버렸거나, 멀지 않은 미래에 올 아이 성장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영화를 통해 무엇이든 다 풀어볼 수 있을 것 같지만, 수없이 많은 시각을 참고
지난 2월 2일 국민신문고에 민원을 넣었다. 해마다 2월이면 학교는 지난 1년간 수집했던 업무 관련 개인정보를 모두 파기해야 한다. 관련 규제가 점점 촘촘해져서 업무 담당자 입회 하에 관련 정보를 파기한 후 내용과 파기 방법 등을 명시한 확인서를 학년도를 마친 5일 이내에 보고해야 한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평가 기록, 업무 수첩 등을 모두 아쉬울 것 없이 파기했었다. 그런데 교사에 대한 아동학대 신고가 무기가 되면서, 내 주변인들이 아동학대로 신고 당했다는 소식을 직접 들으면서, 그리고 아동학대 관련 공소시효가 ‘성년이 된 이후
북유럽이라는 유토피아북유럽! 여전히 많은 이들의 가슴을 뛰게하는 단어다. 특히 복지국가에 낙관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더욱 그러하다. 자전거 타고 다니는 국회의원과 든든한 복지로 높은 질의 생활을 누리는 현실의 유토피아가 흔히 생각하는 북유럽의 이미지다. 교육계로 한정해도 좋은 이야기는 끊이지 않는다. 과감하고 장기적인 안목을 기반으로 한 교육개혁으로 유명한 핀란드 교육은 '학생 한 명 한 명을 존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덴마크 교육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교육'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 스웨덴 교육은 '평생교육의 이
아래 사진은 2022년 12월 통계개발원에서 발표한 아동청소년 삶의 질 보고서 중 일부다. 아동청소년의 자살률은 2020년 10만 명 당 2.5명에서 2021년 2.7명으로, 스트레스 인지율은 34.2%에서 38.8%로 증가했다. 자살률도 12세~14세, 15세~17세 두 그룹만 따로 떼어놓고 보면 수치가 심각하다. 만 12세, 즉 초등학교 6학년부터 중학교 2학년 사이 청소년 자살률은 21년도에 5명, 중학교 3학년부터 고등학교 2학년까지는 무려 9.5명이다. 정신건강만 문제가 아니다. 신체 건강 역시 비만율은 증가하고, 자신이
웬 때아닌 갈라치기?웬 때아닌 갈라치기냐고? 아, 때는 맞는 것인가? 아무튼 싸움 붙이려는 얘기는 전혀 아니니 안심해도 좋다. 필자는 초등교사다. 많은 초등교사들이 교대, 초등교육과 출신이다. 교대 교육과정을 거치는 동안, 대부분 한 번씩 생각해 보게 되는 주제가 있다. 그 주제는 바로 '학창 시절 기억에 남는 선생님이 누구인가'이다. 내가 주로 떠올렸던 선생님들의 공통점은 모두 고등학교 선생님들이셨다. 거쳐온 담임선생님들 성함은 다 기억이 나는데도, 유독 초등학교 선생님들은 시간이 많이 지나서인지 기억나는 추억이 잘 없다. 그래서
예민한희창 실천교육교사모임 기획조정실장(’기획조정실장‘은 너무 딱딱하다. 아래부터는 부르는 말을 ’선생님‘이라고 하련다.)에게 톡을 보냈다. 한희창 선생님에겐 스스럼없이 아무 얘기나 던진다. “이거 조금 예민하게 지껄이는 건데,’실천아레나는 교육과 관련한 다양한 의견들이 오고가는 뜨겁고 건강한 논쟁의 장입니다. 참전을 원하시는 분들은 메일을 보내주세요.‘에서 ’참전‘이라는 말이 걸려. ’건강한 논쟁의 장‘을 원한다면서 참전이라는 말을 쓰는 건 모순적이야. 굳이 전쟁에 참가한다는 참전이라는 표현을 써야하나? 논쟁이 전쟁인가? 사람 죽
디지털 기초·기본은 누가, 언제, 어떻게 할까요?2022개정교육과정에서 ‘디지털 소양’이 언어소양과 수리소양과 함께 기본 소양으로 정착됨에 따라 교육과정에도 정말 많은 디지털 요소가 들어왔습니다. 초등기준으로 디지털 교육의 핵심 과목인 ‘실과’교과는 말할 것도 없고, 발표자가 제시해주신 대로 각 교과의 성취기준에서 디지털적인 요소를 정말 많이 찾아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초등학교 1학년에 입학하면 국어 교과에서는 연필 쥐기, 선 긋기부터, 모음과 자음을 하나하나씩 익혀가며, 수학교과도 한 자리 수의 수세기, 가르기, 모으기 활동부터
돌봄교실 업무 6년. 돌봄교실 속 아이들의 모습을 전달하기에 아주 적합한, 필자의 이색적인 경력이다. 늘봄은 돌봄의 확대판이라고 해도 무방하니, 필자가 관찰한 것은 늘봄교실의 맨 얼굴일 것이다. 누구를 위한 돌봄(늘봄)인가, 그 생각의 시작점은 아이들의 표정이었다. ‘네모의 꿈’이라는 노래 가사를 들어본 적이 있다면, 많은 이가 그 통찰력에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가사는 다음과 같다. “네모난 침대에서 일어나 눈을 떠 보면, 네모난 창문으로 보이는 똑같은 풍경, 네모난 문을 열고, 네모난 테이블에 앉아 … 네모난 책가방에, 네모난
파며들다? 풍수지리와 우주공학파묘의 끝물이 오고 있다. (빨리 글을 완성하자.) 혹시 모른다. 1000만 관객을 달성하면 다시 탄력을 받을지도. 영화를 둘러싼 갑론을박이 있지만, 오컬트 장르를 '표방'한 영화가 1000만(24.03.16 현재기준 관람객 약866만명)을 바라보고 있으니 실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학생 시절 옆방 살던 형님이 공포/스릴러 장르를 좋아한 덕분에 고전 공포/스릴러의기본기를 차근히 다졌던 필자로서는 흥행 영화의 장르가 다양해지는 것이 퍽 기쁘기도 하다. 이왕 주제로 영화 파묘를 소환했으니 스포일러가
삼프로 TV에 아산병원 의사 선생님이 나오신 프로그램을 봤다. 최근 전공의들이 파업으로 의료 현장을 떠나면서 도대체 병원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인가, 의사들은 무엇에 불만을 갖고 있는 것인가 알아봐야 했다. 현재 의사 선생님들의 입장을 가장 객관적으로 전달하고 있다고 생각되는 유튜브를 보면서 몇 가지 단상이 떠올랐다. 1. 의료 내의 분배 문제 악화. 이건 상당히 심각한 문제일 수 있는데 외부자들은 인식하지 못한다. 마치 학교에서 비현실적인 부장 수당과 담임 수당의 문제가 있는 것과 비슷하다. 같은 관료라 하더라도 교육부
의사와 교사의 차이요즘 부쩍 의사들을 부러워하는 교사들이 늘어났다. 이참에 의대를 다시 간다며 스터디를 만든다는 얘기도 들려온다. 의사와 교사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한 번 떠올려보자. 먼저 공통점은 대다수의 구성원들이 이왕이면 전문직으로 인정받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한편 차이점도 있다. 사람들이 보는 시선, 월급, 직업을 얻기 위한 준비 기간, 의대와 교대 사범대, 교직이수의 차이 등. 요즈음은 의사협회가 주목받는다. 오늘은 의사협회와 교원단체 및 교원노동조합의 차이에 주목해 보고자 한다. 이번주 목요일에는 서울대 교수들이 튀어나왔다
어느해 6학년 담임이었을때 일이다. 개학전 새학년 준비를 위해 모여 학급을 선정하고 새로운 학급을 배정받아 명단을 살펴보는데 어떤 선생님이 우리 반 아이들 중 한 아이가 아주 힘든 아이라고 고생이 많으시겠다며 안타까워 하셨다.그 아이는 버릇이 없고 선생님에 대한 반감과 반항심이 아주 심해 조심하셔야 할 것이라는 이야기에 살짝 기분이 안좋아졌다. 알려주신 것에 감사하다 하고 제가 열심히 해 보겠다 말씀 드리고 화제를 바꾸었다.첫 인상부터 강렬했다. 말투와 표정에서 반항적이고 띠꺼워하는 티가 절로 나왔다. 아저씨 선생님에 대한 사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