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천교육교사모임

[논평] 근본적인 모순을 외면한 채 갈등을 봉합하는 방식으로는 돌봄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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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년 8월 4일 교육부는 「초등돌봄교실 운영 개선방안」을 발표하였습니다. 이번 방안의 주요 내용은 ‘돌봄교실 운영 시간을 7시까지로 확대’, ‘돌봄전담사 중심의 행정 지원체계 구축’, ‘교육(지원)청 주도의 거점 돌봄 기관 시범 운영 추진’ 등입니다. 그간의 문제를 개선하고자 노력한 흔적은 보이지만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우려를 표합니다.  

 

○  첫째, ‘오후 7시까지의 돌봄 운영 시간 확대’와 관련한 타당한 수요 분석과 구체적인 방안 모색 등이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교육부는 통계에서 17시 이후에도 운영하는 초등돌봄교실은 전체의 11.1% 수준(1,581실)이고, 88.9%(12,697실)는 17시까지만 돌봄 제공하고 있는 자료를 근거로 돌봄 운영 시간 확대가 필요하다고 하였습니다. 하지만 17시 이후 운영 비율이 낮은 것은 저녁 돌봄 수요가 없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이를 단순히 시간 연장의 문제로 환원할 수 없습니다. 실제로 발표 자료의 내용에도 오후 연장형 및 저녁 돌봄의 교실당 인원이 2.7명인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특히 저녁 7시, 9시까지 돌봄교실에서 보내는 것이 어린이의 심리정서적 발달에 유의미한 것인지 물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  둘째, 이번 발표에는 운영 시간 변경과 관련하여 현재의 돌봄 업무 처리 방식 안에서 학교가 재량껏 운영 시간을 바꾸는 방안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현재 돌봄전담사 처우 및 근무 개선 요구가 높아지면서 학교가 학부모의 요구에 따라 자체적으로 운영 시간 변경하는 것에 많은 갈등과 혼란이 있는 상황을 고려할 때, 이러한 대책은 교육부가 돌봄 운영과 관련된 여러 갈등 사이에서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면피용 정책이 될 수 있습니다. 

 

 ○ 셋째, 무리한 돌봄교실 확충 사업은 학교의 정규 수업 운영 여건을 악화시키고 있는데 이에 대한 대책이 없습니다.         

    교육부는 학교 신축 시부터 수요에 따른 돌봄 공간 설치가 가능하도록 지침을 개정하고 재정을 지원하겠다고 제시하였습니다. 하지만 현실의 문제는 신설 학교가 아닙니다. 학령인구 밀집 지역에 있는 학교의 경우 수요자는 많지만, 교실이 부족해 돌봄 여건이 매우 열악하다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돌봄교실 공급 확대에만 중점을 두고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하여 미술실이나 실과실, 음악실 등의 특별실을 없애거나 일반교실을 돌봄겸용 교실로 이용하는 비교육적 정책 집행을 계속해 왔습니다. 그런데도 이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은 제시되지 않았습니다. 이를 위해 교육부와 교육청은 학교 공간 외에 외부 시설을 활용하는 방안, 모듈러 교실 등을 도입해 돌봄겸용 교실을 제로화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  넷째, 어린 초등학생들의 이동 경로를 확대하지 않는 방안이 필요합니다. 

    교육부는 지역 내 가용 공간이 있는 학교 또는 외부 시설을 활용한 ‘거점 돌봄 기관’을 시범 운영하여 지역 내 돌봄 수요에 기반한 새로운 운영 모형을 마련하겠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공동화 현상이 일어나는 구도심 지역의 학교에 거점 돌봄센터를 마련하는 것은 학생들의 이동 경로 확대에 따른 안전 보장 등의 문제가 있으며, 이로 인해 다수의 수요자가 거점센터 돌봄을 희망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쉽게 예측할 수 있습니다. 목표한 결과를 달성하기 어려운 정책입니다. 앞서 지적했던 것처럼 어린 초등학생들의 이동 경로를 확대하지 말고 학교 인근의 외부 시설을 활용하는 방안을 더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합니다.  

   

○  다섯째, ‘방과후 학교 + 돌봄 통합’ 프로그램 역시 실효성이 낮아 보입니다.  

   현재 방과 후 시간표가 대부분 학생의 하교 시간을 고려한 학년군 단위로 구성되기 때문에 모듈별 20명 구성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며, 10명 내외로 모듈 간 구성원이 섞일 수밖에 없습니다. 현재 설계대로 한다고 해도 돌봄 전담사 1인이 담당해야 할 학생이 60명이 되는 구조입니다. 이는 1인이 감당하기 어려운 규모입니다. 또한 돌봄 관련 문제들을 방과 후 교육으로 떠넘기며 돌봄과 학교 업무를 분리하는 취지를 무색하게 하는 방안입니다. 돌봄 수요가 높은 지역의 경우 학생 거주지와 인접한 곳의 시설을 활용하여 지역 내 문화 체육 예술인 및 은퇴 인력과의 연계한 프로그램 등을 마련하는 것이 오히려 현실적인 방안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 이번 「초등돌봄교실 운영 개선방안」은 학교 내 돌봄교실 운영과 관련하여 채용과 업무 문제의 장기적인 교육청 이관 내용을 담고 있으며 거점형 돌봄센터 등 독립된 돌봄 시스템 운영의 방향을 보인다는 점에서 나름의 의미를 부여할 수 있겠지만, 법적 근거 없이 시행 중인 현재 업무 구조의 본질적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 방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이로 인해 학교 안에서의 갈등이 심화되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이에 실천교육교사모임은 교육부가 이번 발표 이후 법적 근거 마련 등 보다 구체적이고 발전적인 방안을 적극적으로 제시할 것을 요구하는 바입니다. 

 

2021.08.05. 

 

실천교육교사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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