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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무리한 초등학교 교육 시간 확대 방안에 대한

 

광범위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합니다.

 

202177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하 부총리)7"여성의 경제활동 참가를 촉진하기 위해 초등돌봄을 연장하고 온종일 돌봄 서비스를 확대하겠다"며 인구절벽 충격 완화 대책과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 촉진 방안의 일환으로 초등학교 교육 시간을 늘리겠다고 발표하였습니다.

 

부총리는 인구구조 변화 영향과 대응 방안이라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제작한 자료를 바탕으로 초등 정규 수업 시수가 연 655시간이고 OECD 34개국 중 30위라며 정규수업 시간이 적다고 지적한 뒤, 학부모 희망에 따른 교육 시간 확대방안을 검토할 것을 주문하였습니다.

 

출산율 감소로 2020년부터 인구의 자연감소가 시작되었고, 수도권 인구와 비수도권 인구수의 역전이 발생하여 소멸위험 지역이 증가하고 있으며, 고령화가 가속되고 있는 현실에 대한 국가사회적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에는 모든 국민이 공감할 것입니다. 그러나 학교 교육 시간을 늘리고 온종일돌봄 원스톱 서비스를 확대 개선하는 것이 저출산 고령사회화에 대한 적절한 대책인지는 심각한 의문을 표합니다.

 

더구나 여성 경력단절 사유의 42.5%를 차지하는 육아문제는 미취학 자녀를 돌보는 일이며, 이는 초등학교 시수 확대 및 온종일 돌봄 원스톱 서비스 확대와도 무관합니다. 부총리의 발표 자료는 여성 경력단절 사유로 육아(42.5%), 결혼(27.5%), 임신·출산(21.3%)라고 밝히고 있지만, 근거자료로 추정되는 통계청의 지역별고용조사에 따르면 육아는 미취학 자녀를 돌보는 일이며 자녀교육은 초등학생 자녀 교육에 한함이라는 주석이 달려있습니다.

 

초등학교 교육 시간을 늘리면 학부모의 경력 단절이 줄어들 것이라는 유의미한 상관관계는 성립하지 않을 것입니다. 기재부를 비롯한 범정부가 공동으로 노력할 일은 가정친화적인 노동환경을 만들기 위해서 범사회적으로 노력하도록 독려하는 일입니다. “학부모가 원할 때까지교육 시간을 확대하고, 돌봄시간을 확대하는 것이 중장기적으로 유의미한 정책 결정인지 묻고 싶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교육의 사회적 책무를 재설정해야 한다는 시대적 요구에 부응할 필요가 있음을 인식하며 실천교육교사모임은 다음과 같이 요구합니다.

 

먼저, 학생들의 의견을 경청해 주십시오. 2018년 초등 3시 하교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벌어졌을 때 절대 다수의 초등학생들이 반대 의견을 제출하였습니다. 2020년 한국교육개발원의 연구에 따르면 한국의 돌봄교실 정책은 학부모를 위한 정책이었지 학생의 성장과 발달을 지원하는 정책은 아니었다고 보고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학생들의 성장과 발달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수렴해 주십시오.

 

둘째, 한국의 학교 문화가 가진 고유한 특성에 대해 주목해 주십시오. 초등학교 저학년의 수업 시수가 OECD 평균에 비해 적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단순히 수업 시수만으로 비교하기 어려운 부분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수업 주 수는 38주 정도로 평균과 유사하나 수업일수는 평균보다 많으며, 교사 1인당 수업시수는 평균보다 적지만 행정업무에 소요되는 시간은 평균의 2배에 가깝습니다. 이런 차이를 해소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과 재정 계획을 마련해 주십시오.

 

셋째, 학생들의 성장과 발달에 유의미한 시수 확대 방안을 수립하기 위한 인력 지원에 더 이상 비정규직을 남발하지 마십시오. 초등학교에 들어온 학교 급식, 방과후학교(특기적성), 돌봄교실 모두 손쉽게 비정규직 인력으로 충원했고 그 몸살을 지금까지 앓고 있습니다. OECD 의 여러 보고서가 정규직 교원의 비율이 높은 국가일수록 학업성취도가 높다는 결과를 발표하고 있습니다. 정규직 교원이 확대된 시수를 담당하고, 우리 아이들에게 부족한 신체활동, 예술노작활동을 제공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주십시오.

 

넷째, 초등학교 담임교사는 아침등교부터 점심시간을 포함 학생들이 하교하기까지 그 책임의 범위가 과도한 상황입니다. 단순히 수업시간+쉬는시간 지도를 60분으로 환산한 숫자에 한정되지 않습니다. 이를 분산하여 담당할 수 있는 학교 행정의 변화, 담당 인력의 지원 등이 필요합니다. 담임교사들에게 늘어난 시수, 늦어진 하교 시간에 대한 부담을 일방적으로 전가하는 것은 현장 교원들의 반발을 가져올 것이 자명합니다.

 

마지막으로 부총리가 범부처 공동대응 방안을 발표하면서 주요 당사자이며 정책 실행 주체인 교원 및 학교 현장의 의견을 전혀 수렴하지 않았다는 점에 우려를 표합니다. 2022 개정 교육과정 논의가 한창 진행 중인 시점에서 전면적인 재논의를 요하는 중대한 발표를 아무런 사전 대화 없이 발표한 것은 개탄스러운 일이기도 합니다. 사회적 논의와 합의 과정에 교원단체를 비롯한 현장 교원들의 의견 수렴에 적극 나서줄 것을 요구합니다.

 

한국사회의 저출산 고령화 현상의 원인을 초등학교 저학년의 수업 시수의 문제로만 환원하지 말고 중장기적으로 청년들이 삶의 안정감과 사회적 소속감 속에서 부모됨을 배우고 익히며 건강한 삶과 가정을 꾸려갈 수 있도록 온 사회가 함께 지원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합니다. 잘못된 정책 결정은 돌이키기 어려운 부작용을 초래하며, 이는 정부 및 정책에 대한 불신과 냉소를 낳게 될 것입니다.

 

 

 

2021.07.08.

 

 

 

실천교육교사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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