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천교육교사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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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피해 학생과 가해 학생을 즉시 분리하도록 하는 학교 폭력 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의 독소 조항을 조속히 개정해 주십시오.

 

 

피해 학생과 가해 학생을 즉시 분리하도록 하는 학교 폭력 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개정안이 어제(6.23) 발효가 되었습니다. 이번 개정 법률안은 피해 학생과 가해 학생의 즉각적인 분리를 핵심 내용으로 하고 있습니다.

 

학교 폭력의 심각성과 피해자 보호가 미흡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사정을 감안할 때, 즉각적인 분리 조치를 하려는 입법 취지 자체는 어느 정도 이해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학교 현장의 실정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통과된 법률 개정안은 자칫 잘못하면 피해 학생의 구제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으면서 여러 심각한 문제만을 노정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먼저 학교 현장에서는 학폭 신고만으로는 학교폭력의 실체를 파악하기 어려운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여러 심리적인 사안과 신체 폭력 사안이 어우러진 경우가 대부분이며, 무엇보다 피해 학생과 가해 학생이 뒤얽혀 실체적 진실에 대한 접근마저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또한 학교는 벌하는 기관이 아니라 교육하는 기관으로서 가진 고유의 사명이 있습니다. 과연 입법 기관과 교육 당국은 이 같은 특수성을 얼마나 고민하고 법률안을 통과 시켰는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학교에서 이뤄지는 학폭은 매우 다양한 층위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단순한 시선으로 사안을 처리하기에는 복잡다단한 문제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교육이 이뤄지는 현장에서 경미한 학폭 사안과 심각한 학폭 사안을 구분하지 않고 무작정 분리 조치를 취하는 것은 새로운 인권침해의 문제를 낳을 뿐만 아니라,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학폭 문제에서 일방적인 가해의 낙인이 될 수도 있습니다.

 

특히 학폭 신고만으로 가해 학생을 규정하고 돌이킬 수 없는 처벌을 강제하는 것은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무죄 추정의 원칙을 위배하고 있습니다. 사안의 경중을 따지지 않고 만들어진 일률적인 규제가 교육 현장에 어떤 파행을 만들 것인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처사입니다. 이대로 학교에서 학폭 사안이 벌어지면, 이의 적용을 둘러싸고 대혼란이 벌어질 것입니다.

 

이번 개정안은 202010월 발의가 되었고, 그해 1222일 다른 법안들과 함께 무더기로 국회에서 통과되었습니다. 시행령 의견조회는 430일이었고, 학교가 한참 바쁜 시기에 교육 당국은 현장의 의견 청취 노력은 소홀히 한 채 이번 법안이 효력을 발휘하게 된 것입니다. 결국 학교는 구체적인 내용도 파악하지 못한 채 이번 법률안의 시행을 마주하였습니다.

 

초등학교의 경우 고학년과 저학년의 발달 단계 차이에 따른 대처 방안의 분리 방안, 교육에서 배제되는 등 극단적인 조치에 대한 학부모 반발에 가능성에 관련한 대책, 또한 가해 학생에 의한 악용 가능성에 대한 대책, 다른 기본 업무가 있는 상태에서 학폭 업무에서 세세한 법률안을 다 인지도 안 되고 완전히 지킬 수도 없는 백과사전식 법률의 문제, 학폭 가해자도 아닌 담임교사에 대한 공격 가능성, 학교폭력 인지의 명확한 기준 설정 등 이루 헤아릴 수 없는 독소 조항에 대한 대책이 하루속히 마련되어야 합니다.

 

만시지탄이 되겠지만, 이미 발표된 개정안을 보완하기 위한 학교 현장의 의견 수렴을 즉각 실시하시기 바랍니다. 이런 중요한 사안에 대해서는 교원단체 등 교육 현장의 의견 수렴을 반드시 거쳐야 합니다. 교육 현장의 의견이 들어가지 않은 관료적 조치들은 모두가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돌이킬 수 없는 악영향을 끼칠 것이기 때문입니다.

 

국회와 교육부는 법안과 시행령에 있는 독소 조항을 하루빨리 개정해 줄 것을 촉구합니다.

 

 

 

2021. 6. 24.

 

실천교육교사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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