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천교육교사모임

 

[성명] 교육부는누더기’,‘땜질처방양산하는 두 학년 동시 적용 교육과정 폐지하고, 적절한 이행 조치 시행하라.

 

1. 지난 2월 중순, 학교 현장의 교사들은 5-6학년 교과서가 도착하지 않아 혼란을 겪었습니다. 종업식 전에 새 학년 교과서를 학생들에게 나눠줘야 하지만 교과서가 학교로 배송되지 않아서 34일 시업식 이후로 미루게 되었고, 교사들 역시 새 학년 교과서를 받아보지 못한 채 학년말 방학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2. 2월 말이 되어 학교에 도착한 교과서를 보는 순간 할 말을 잃었습니다. ‘이것을 도대체 어떻게 가르치라는 것인가?’라는 탄식이 절로 나오며 새로 개정된 교육과정과 교과서라는 기대감은 물거품이 되고 말았습니다. 5학년 때는 2009개정교육과정으로 학습한 학생들이 6학년이 되어 새 교육과정과 교과서로 학습을 하게 되면서 과거의 교육과정과 현재의 교육과정이 서로 맞지 않아 중복되거나 누락하는 학습 내용이 발생하고, 이로 인해 누더기가 된 교과서를 받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3. 가장 심각한 것은 6학년 1학기 사회 교과서입니다. 2009개정교육과정에서는 5학년 2학기와 6학년 1학기에 걸쳐 한국사(최소 102시간)를 배우도록 편성되어 있었는데 2015개정교육과정은 이것을 한 학기로 축소하여 5학년 2학기에 모두 몰아서 배우도록 하고, 6학년 1학기에는 정치와 경제를 배우도록 바꿔 놓았습니다.

 

4. 그 결과 20185학년 2학기에 한국사의 전반부만 배운 현 6학년 학생들은 6학년 1학기에 한국사 후반부(임란 이후부터 근현대사)를 배우지 못하고 초등학교를 졸업하게 되었습니다. 교육부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 개정된 6학년 1학기 사회 교과서에 급조한 한국사를 한 단원 끼워 넣어서 임시 교과서를 만들어 배포하였는데 그 결과 6학년 1학기 사회교과서는 1년치 분량에 가까운 교과서가 되었습니다.

 

5. 교육부가 제시한 이행 조치는 44차시로 편성된 개정 교과서에 22차시 한국사를 추가하여 운영하라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22차시가 순증하게 되는데 정치 단원에서 3차시를 빼고, 경제 단원에서 8차시를 빼서 11차시를 확보하고, 나머지 11차시는 알아서 하라는 식입니다. 창의적체험활동을 빼서 편성하기도 어렵고, 다른 교과 시수를 빼서 편성하기도 어려운 현장 상황은 아랑곳하지 않고 공문 한 장으로 할 일을 다 했다는 식의 책임 회피용 이행 조치를 도무지 납득할 수 없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임진왜란 이후부터 근현대사까지의 역사를 22차시에 가르치고 배울 수 있단 말입니까?

 

6. 교육과정이 졸속 개정되어 이런 문제가 발생한 것은 처음 있는 일도 아닙니다. 2009개정교육과정이 5-6학년에 적용되는 첫해였던 2015년에도 똑같은 문제가 있었습니다. 당시 6학년 1학기 국어교과서가 5학년 때 배웠던 내용이랑 삽화, 지문, 질문 등이 40쪽이나 중복되어 재탕 교과서라는 비판을 받았었습니다. 2011년에는 6학년 1학기에 배우던 한국사를 5학년 1학기와 5학년 2학기로 확대 편성하면서 당시 6학년 학생들이 한국사를 전혀 배우지 못하고 초등학교를 졸업하게 된다는 비판에 직면하자 한국사 내용으로 6학년 1학기 교과서를 급조한 적도 있습니다.

 

7. 교육과정이 개정될 때마다 현장 적용을 하면서 중복과 누락에 따른 문제가 지속적으로 초등학교에서만 발생하는 이유는 두 학년씩 묶어서 현장에 적용하기 때문입니다. 1-2학년 동시적용, 3-4학년 동시적용, 5-6학년 동시적용으로 인해 새 교육과정이 적용되는 첫 해에 짝수 학년이 되는 학생들은 교육과정 내용의 중복, 누락의 희생양이 되고 있고, 새 교육과정이 적용될 때마다 이 문제는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혼란을 야기한 연구자나 실무 담당자 누구도 책임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에 실천교육교사모임은 이와 같은 문제점을 바로잡기 위하여 시급하게 다음 조치를 취해 줄 것을 교육부에 요구합니다.

 

우리의 요구

 

1. 정책과 제도의 희생양을 양산하며 무책임한 교육과정 개정을 주도한 교육부 담당자와 사회과 교육과정 개정 책임자는 국민 앞에 사과하라.

 

2. 새 교육과정을 두 학년씩 묶어서 적용하는 현행 개정 방식을 폐기하고, 한 학년씩 차례로 적용하여 이행 조치나 임시교과서가 필요 없는 교육과정을 만들어라.

 

3. 당면한 문제를 시급히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2019학년 6학년 사회 교과서는 기존 교육과정과 교과서로도 수업이 가능하도록 이행 조치를 변경하라.

 

4. 앞으로 이와 같은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교육과정을 개정할 때 교육과정위원회에 현장교사의 참여를 대폭 확대하라.

 

2019. 2. 26.

 

실천교육교사모임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1 [성명] 조선일보가 주는 승진가산점, 당장 폐지하라. newfile 실천교육교사모임 2019.05.25 151
50 [성명]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 직권 취소하라 - 교원단체 조직에 관한 시행령을 조속히 마련하라 file 실천교육교사모임 2019.05.23 121
49 [논평] 대통령 공약이었던 교원 성과급 제도 개선을 촉구한다! 근본 해결 못한다면 교직의 특수성이라도 제대로 반영하라! file 실천교육교사모임 2019.04.28 1015
48 [공동성명] 교원단체 시행령 마련에 합의한 교육자치정책협의회 결정을 환영합니다! updatefile 실천교육교사모임 2019.04.16 144
47 [논평] 고교 무상교육 생색은 국가가, 부담은 유초중학교 학생이? file 신탈린 2019.04.09 259
46 [논평]교육부의 ‘기초학력 지원 방안’ 발표, 탁상공론식 대책에 교육현장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 높아 updatefile 실천교육교사모임 2019.04.09 215
45 경기실천교사 [성명] 경기도교육청은 교육부의 일제고사 부활 시도 단호히 거부하고 내부의 적폐성 관행 점검하라! file 신탈린 2019.04.02 862
44 [공동입장문] “국회의원과 지방의회의원은 적법한 자료 제출 요구로 입법기관의 신뢰를 회복해야 합니다” updatefile 실천교육교사모임 2019.03.28 377
43 [성명] 지방자치단체의 학교 협력사업 혁신하라 1 file 신탈린 2019.03.22 183
42 광주실천교사 [성명] 모 초등학교에 대한 특정 단체들의 압력행사를 즉시 중지하라 실천교육교사모임 2019.03.17 156
41 경기모임 [성명] 공립 비리 척결한 에듀파인 도입 거부 한유총 자성하라! 교육당국은 시민의 여망 안아 엄정히 대처해야! file 신탈린 2019.02.28 128
» [성명] 교육부는‘누더기’,‘땜질처방’양산하는 두 학년 동시 적용 교육과정 폐지하고, 적절한 이행 조치 시행하라. file 실천교육교사모임 2019.02.26 1551
39 [성명] 전희경 의원은 혁신학교에 대한 편향적인 자료 제출 요구를 취소하라! 15 file 실천교육교사모임 2019.01.18 1703
38 [성명] 교원 89.1% “육아 시간 사용 기준 불합리하다.” file 정성식 2018.11.26 976
37 [논평] 대통령의 교육 인식에 유감, 학사비리 아닌 사학비리다 1 file 신탈린 2018.11.21 724
36 [성명] 맥락 살피지 않은 판결 유감, 대법원의 신중한 판결을 기대한다. 1 file 정성식 2018.11.19 602
35 경기모임(준) [성명] 유예된 경기도 일부 교원 승진가산점 폐지 제대로 준비하여 제대로 폐지하라! file 신탈린 2018.11.13 575
34 [성명] 교사 폭행 학부모를 합당히 조치하여 공적 권위를 수호하라. 1 file 남수원초이상우 2018.11.11 714
33 [성명] 수능 감독관 기피 풍조 해결 대책을 마련하라! -현직 중등교사 5000명 설문, 긴급하게 키높이 의자 배치해야- file 실천교육 2018.10.31 762
32 [성명] 국회의원은 불법적인 갑질 자료 제출 요구를 삼가라. 2 file 정성식 2018.10.18 667
Board Pagination Prev 1 2 3 Next
/ 3
실천교육교사모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