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성명] 학점제 성공을 위해서는 세밀한 접근과 현장적합성 살리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by 실천교육교사모임 posted Feb 17, 202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성명] 학점제 성공을 위해서는 세밀한 접근과

현장적합성을 살리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비진학 학생 고려, 담임제 대안 마련, 지원청 리더십 발휘 기반 필요

 

 

오늘(217) 교육부는 학생들이 진로에 따라 다양한 과목을 선택·이수하고 누적학점이 기준에 도달할 경우 졸업을 인정받게 하는 제도인 고교학점제를 2025년 본격적으로 시행한다는 발표를 하였습니다. 우리 실천교육교사모임은 그간 공급자 중심의 교육 구조를 학생 중심으로 바꾸어 학생 개개인의 개별화된 교육과정 운영을 가능하게 만든다는 고교학점제의 취지에 공감합니다. 또한 고교학점제가 성취기준 중심 절대평가 확대 및 고교교육 정상화에 기여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그러나 오늘 발표 내용에는 화려한 추진 일정과 청사진만 나와 있지 그 디테일과 현장적합성에는 아쉬운 점이 많아 우려스럽기도 합니다.

 

일단 개별화 교육을 표방하면서도 그간 입시 위주의 획일적 교육과정 아래 소외되어 왔던, 많게는 절반 가까이에 이르는 4년제 대학 비진학 학생들에 대한 고려가 명확히 보이지 않습니다. 이들을 위해서는 직업 및 교양과 관련된 과목 개설 쪽에 보다 많은 관심을 두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지역사회와 지역기업 등의 참여를 증진시킬 거버넌스 기구도 꾸리고, 과목 개설 공모 등 교사들의 역동성도 살려야 합니다. 그런데 이번 교육부 계획에는 새로운 표시과목 개설을 여전히 장관의 권한으로 두어 분권과 자치에 대한 인식에 있어 경직성을 보이고 번잡한 개설 행정절차에 대한 규제 완화도 엿보이지 않습니다. 현재대로 가면 고교학점제는 그저 학종 스펙용 과목 개설에 그칠 우려가 있습니다. 입시가 제도를 훼손하지 않도록 고교학점제의 본질을 어떻게 살려나갈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고교학점제를 무리없이 안착시킬 별다른 제도적 뒷받침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도 문제입니다. 지금까지 고등학교 운영의 기초 단위는 학급이고, 수업은 물론 행정에서부터 청소에 이르기까지 담임교사가 그 책임을 감당해 왔습니다. 그런데 고교학점제로 학생의 개별 시간표가 달라지면 사실상 학급 중심의 학교 행정과 지도에 큰 변화가 불가피합니. 그래서 기존의 학급 시스템의 대안 및 그를 위한 인식 개선이 필수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나 이에 대한 로드맵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아울러 현실적으로 토요일 수업 등 학생의 일과가 유연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교사 근무시간의 유연화 등의 보완장치 등도 필요할 것입니다.

 

교육지원청의 공동교육과정 주관 등 업무 체계 정비의 내용도 보이지 않습니다. 그간의 연구학교 운영과정에서 나타난 학점제 운영의 시사점 중 하나는 교육과정 다양화와 교육력 제고는 단위학교 완결의 패러다임을 넘어 지역단위의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이런 업무들을 단위 학교에 떠넘기는 것이 아니라 교육지원청의 체계적 리더십 발휘가 가능한 구조를 만들어 학교는 본연의 업무인 교육과정 개발 및 운영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현재의 교육 여건은 그대로 둔 채, 고교학점제라는 거창한 구호로만 제도를 도입해서는 제도 성공을 담보할 수 없을 것입니다.

 

학생들의 부담이 증가하지 않고 교육 활동이 내실화될 수 있도록 보다 세심한 검토 역시 필요합니다. 고등학생이 이수해야 할 학점을 기존 180단위에서 192학점으로 변경 제시하고 있으나 적정성에 대한 근거는 제시하지 않고 있습니다. 학점 미이수 학생에 대한 대책 역시 불완전합니다. 최소한의 학습 책임성을 확보하기 위한 과목 유급 문제 도입 여부는 사실상 회피로 일관하고 있으며, 그저 교사의 부담만 증가시켜 형식적으로라도 이수만 시키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런 식이라면 고교교육의 정상화와 질적 향상을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현 대통령의 대선 공약과 국정과제로 선정되어 있는 고교학점제가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서 현장에서 이를 받아서 실행할 수 있는 여건을 교육부와 일선 교육청이 적극적으로 마련해줄 것을 주문합니다. 아울러 현장 교원과 협업할 수 있는 거버넌스 기구도 조속히 꾸릴 것을 제안드리며 현장의 혼란 없이 제도가 도입되도록 치밀하게 준비해 주길 기대합니다.

 

2021.2.17.

 

실천교육교사모임

 

 


Articles

1 2 3 4 5 6 7 8